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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Korean, and live in Japan
싸이월드 감성 꺼내기 (feat. 2009년 홍대놀이터옆 의원 카페 제너럴닥터)
2021. 1. 7.
가나자와 거주, 쥬얼리 제작자. 유튜브 채널에서는 일본 도시락 만들기및 가나자와 풍경 기록중입니다. 🍱
싸이월드 감성 꺼내기 (feat. 2009년 홍대놀이터옆 의원 카페 제너럴닥터)
싸이월드가 나에게 노크했다. 우리시대의 싸이월드는 어떤 존재였는지 시간이 지나서도 톡톡히 보여주고 있는 , 그 언젠가는 어딘가에서 결국엔 꽁꽁숨겨뒀던 감성을 꺼내야만 하는 예정된 결과였다.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넓다란 사진 앨범에 비닐을 벗겨 사진을 붙여 보관했던 때와는 다르게말이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시간여행을 하고있다.
그 언젠가부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디지털 사진들과 현재의 내 인생의 주인공인 음악들을 묶어 작은 앨범 공간으로 꾸려가던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처럼,
요즘 한명두명, 다시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에 작게나마 생각과 고뇌를 기록하는 지인들이 많아지고있다.
타인으로부터의 반응은 느리거나 없을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그것이 상관 없는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누군가의 "좋아요" 가 굳이 필요하지않은 나만의 추억의 공간을 그렇게나마 계속해서 꾸려가고 싶은 것이고, 누군가 그때 그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싸이월드가 나에게 노크했다. 아니 내가 싸이월드에 노크했다.
몇일전 10여년간 나를 조종해오고, 내가 조종해왔던 페이크스위츠 라는 업을 잠시만 쉬기로 결정한뒤, 곰곰히 생각해보니. 지난 10여년간 내 네이버 블로그는 FAKESWEETS 공예에 대한 이름, 로고, 이미지 등이 떠난날이 단 하루도 없었더라. 개인적인 감성들을 적어내고 싶어도, 블로그의 본질을 흐리는 느낌이 들어 삭제하거나 수정하여 기록하곤했다.
그래, 처음 이 블로그를 제작했던때가 딱 10여년전 2009년이었고, 페이크스위츠 작업만을 위한 블로그를 제작하기 위함이었고, 초반에는 개인적인 취향이나 감성을 담은 게시판도 여러개 만들어봤었지만, 한우물만 파야했던 시기었다. 그렇게 나는 10여년만에, 네이버 블로그의 페이크스위츠가 메인이었던 메뉴 설정을 변경하고 , 메인 이미지를 과감하게 지웠다. 그리고 어떤 프레임을 끼워넣을지 흥분되는 고민을 연이어 하고있다.
1년이 지나고 2년이지나고 , 5년이 지나고 8년이 지나고, 늘 작업하는 모습과 , 행사하는 모습을 보이던 블로그를 내 개인 이야기로 채워넣을 생각을 하니, 사탕을 막 뜯고 있는 일곱살 어린아이처럼 기쁘다. , 나는 어디서부터 불만이었던걸까.
2009년의 나는 홍대에서 사업하는 분들 사이에서 꽤 마당발이었었고, 의류업에 종사하고있었으며, 쉬는날에는 내가 좋아하는 홍대를 새로산 캐논 450D 카메라를 가지고 누비기 바쁜, 예쁜 카페를 돌아다니며 소위말하는 "혼밥"을 일찍이 즐기던 20대 여자아이었다.
홍대에는 지금처럼 커피 체인점보다는 제너럴 닥터처럼 그 카페만이 가지고 있는 개성넘치는 인테리어와 시스템으로 인기를 찾이하는 감성적인 카페들이 한가득이었다. 점점 돈독 오른 건물주들 투정에 못이겨 가게를 빼거나 가게가 없어지거나, 기업브랜드 회사로 갈아치워지는 현상에
이토록 소중한 공간은 계속해서 죽어갔다.
싸이월드에 올렸었던 추억의 사진들은 픽셀이 너무나도 작기때문에 네이버 블로그에 가져오기 여간 쉽지 않은 상태였다. 햇살 가득 하던 홍대 놀이터 옆 의원 카페 "제너럴 닥터" , 차후에는 연남동으로 위치를 옮기고 2019년 현재 그 자리에는 아마도 "서셰프키친" 이 들어와 있을 것이다. (1층은 스타벅스)
현재 소식을 보니 연남동으로 옮겨 "다가구연남" 을 운영하다가 <회생식당>이라는 펍&비스트로 로 이전한다는 소식이다.
난 2009년 이 카페에 앉아있었을 당시, 지금보다도 훨씬 마음의 여유가 충분했고, 지금보다도 훨씬 도전정신이 가득했던, 아직 때묻지 않았었던 열정적인 아이었던것만은 활실하다. 생일 전날이라 들떠있었고, 홍대는 너무나도 더웠으며, 어수선한 홍대놀이터에는 핸드메이드 마켓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지난 10여년간 홍대는 너무나 많이 변해왔다. 2009년 당시 한창 홍대에서 생활했을때 역시 선배들이 말씀하셨다 "야, 10년 20년전에는 안이랬어" 라고, 나또한 변해온 홍대에서 생활을 해왔던것이고, 지금역시 홍대는 또 변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시간여행을 하게되겠지.
능숙하지 않은 사진 셔터속에 담겨져있는 그날 그계절, 그 때의 그 시간속의 내 감성들은 더이상 크게 늘리기 어려운 이 픽셀 사진 한장속에
어렴풋이 녹아들어있다.
갑자기 서글퍼졌다.
게시글 작성일 2019. 1. 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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